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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은 장소에 묶일 필요가 없다는 말이 현실이 되고 있다

by 꼭경 2025. 6. 26.

“일은 장소에 묶일 필요가 없다”는 말이, 이제 현실이 되고 있다. 재택근무의 다음 진화형으로 떠오른 ‘디지털 노마드’ 문화는 전 세계 유능한 인재들의 삶을 바꾸고 있다. 그리고 지금, 그 삶의 방식을 복지로 보장해주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일은 장소에 묶일 필요가 없다는 말이 현실이 되고 있다

 

디지털 노마드를 위한 복지의 출발점 어디서든 일할 권리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가 일상화되면서, 많은 기업들이 사무실 중심 근무의 한계를 인식하게 되었다. 하지만 재택근무와 디지털 노마드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재택근무는 ‘집’이라는 특정 장소에 머무는 방식이라면, 디지털 노마드는 세계 어디서든 일할 수 있는 자유를 의미한다. 그리고 그 자유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미국의 핀테크 스타트업이다. 이 회사는 직원들이 전 세계 어느 도시에서든 자유롭게 근무할 수 있도록 글로벌 원격근무 허용 정책을 채택했다. 또한 지역에 따라 생활비와 거주환경이 달라질 수 있음을 고려해, ‘지역 기반 급여 조정’을 폐지하고 동일한 급여를 유지함으로써 진정한 이동의 자유를 보장했다. 이와 유사하게 워드프레스를 만든 회사는 전 직원이 100% 원격으로 일하며, 각자의 생활 방식과 루틴에 맞춘 업무 자유를 적극 보장한다. 직원들은 해변가, 숲속, 캠핑카 안 등에서 일하는 사례를 자주 공유하며, 이는 곧 일과 삶의 경계를 스스로 조절할 수 있다는 자율성의 상징이 된다. 이러한 디지털 노마드 복지의 핵심은 단순한 원격근무가 아니라, 일터를 내 삶의 일부로 끌어오는 유연성에 있다. 더 이상 사무실로 출퇴근하지 않아도, 일은 지속될 수 있고 오히려 더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문화적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노마드 라이프를 위한 실질적 지원 숙소, 코워킹, 비자까지

디지털 노마드가 가능하려면 단순히 노트북과 와이파이만으로는 부족하다. 안정적인 거주 환경, 업무에 적합한 공간, 그리고 법적 거주 및 체류 권한이 함께 뒷받침되어야 실질적인 ‘이동형 근무’가 가능해진다. 이러한 니즈를 반영해, 기업들은 단순히 재택근무를 허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디지털 노마드를 위한 인프라를 복지로 제공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소피파이다. 이 회사는 어디서든 이라는 정책을 통해 직원들이 원하는 나라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하고, 필요할 경우 현지 숙소 비용 지원, 코워킹 스페이스 멤버십, 체류 비자 신청 대행까지 제공한다. 또한 한 회사는 전 세계 65개국 이상에서 일하는 직원들을 위해 현지 세무 컨설팅, 인터넷 비용 보조, 장기 체류에 필요한 서류 지원 등 디지털 노마드에 최적화된 복지 패키지를 구성했다. 이 회사는 “어디에 있든 최고의 업무 환경을 제공한다”는 철학을 실천하며, 직원들의 삶의 방식 자체를 존중한다.

더 나아가 일부 기업들은 직원들의 ‘노마드 여행 계획’을 장려하기도 한다. 미국의 디자인 에이전시는 분기마다 직원들이 새로운 장소에서 일하도록 장려하며, 여행 경비의 일부를 회사가 지원하거나 공동 워케이션 이벤트를 열어 소속감까지 챙기고 있다. 이처럼 디지털 노마드 복지는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인재 유치와 조직의 다양성 확대, 그리고 창의적인 업무 방식 확보를 위한 필수 전략으로 자리잡고 있다.

 

일하는 방식의 문화적 전환 신뢰, 자율성, 그리고 책임

디지털 노마드 복지가 성공적으로 작동하려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조직문화의 전환이다. 단순히 “어디서든 일할 수 있다”는 규정만으로는 실제 운영이 어렵다. 핵심은 ‘신뢰 기반의 자율 문화’를 조직 전체가 받아들이는가에 달려 있다. 먼저, 디지털 노마드는 상시 감독과 체크인을 요구하지 않는다. 대신 구성원 스스로가 성과 중심의 자기 주도형 업무 스타일을 갖추고, 동시에 동료들과의 투명한 커뮤니케이션과 책임감 있는 협업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이런 문화를 운영하는 기업들은 사내에서 비동기 커뮤니케이션 시스템, 문서 기반 협업, 자율적 목표 설정 도구를 적극 활용한다. 예를 들어 한 회사는 전 직원이 각자 다른 시간대에서 일하는 만큼, 업무 공유는 슬랙보다 정형화된 문서 시스템으로, 회의보다는 비동기 피드백 중심으로 이뤄진다. 이러한 문화는 상사의 통제가 아닌 ‘동료 간 신뢰’와 ‘자율적 운영’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몰입도와 성과가 더 높아졌다는 결과도 다수 존재한다. 그리고 중요한 건, 이런 제도를 잘 운영하는 회사들이 단지 ‘근무 유연성’만 높이는 게 아니라, 진정으로 직원 한 사람의 삶을 존중하고 있다는 신호를 끊임없이 보내고 있다는 점이다.

디지털 노마드 제도는 결국 복지가 아니라 ‘문화’다. 그 문화는 신뢰를 주는 만큼, 책임과 창의성으로 되돌아온다.


디지털 노마드는 단순한 트렌드가 아니라, 일과 삶의 본질을 재정의하는 흐름이다. 그 가능성을 믿고 복지로 실현해내는 기업은, 단지 ‘좋은 회사’가 아니라 ‘일하는 사람의 미래’를 만드는 조직이다. 일하는 장소의 경계가 사라질 때, 진짜로 사람 중심의 업무 문화가 시작된다.